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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방의 부름 - 십자군 전쟁의 새로운 기원을 찾아서 본문

Review(감상)

(책)동방의 부름 - 십자군 전쟁의 새로운 기원을 찾아서

WBDJOON 2019. 2. 13. 15:19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408429

이 책은 제 1차 십자군이 결성된 근원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파고들었다. 십자군의 발원을 중세의 종교적 열광과 서유럽 봉건제의 경제적 한계에서 찾았던 기존의 학설과 달리 저자 피터 프랭코판은 비잔틴 제국과 두 교황으로 나뉘어져있던 로마 교황청의 상호작용이 십자군 결성의 핵심적인 배경이었다고 주장한다.


책은 저자의 이런 큰 주장을 세세하게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짜여져있지만, 단순히 학술적으로 따분하게 읽쓰인 책이 아니다. 11세기 후반 투르크의 중흥과 게르만 계열 민족의 침입으로 대위기에 처했던 비잔틴 제국의 알렉시오스 1세와 교황 자리를 놓고 클레멘트 3세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우르바누스 2세가 각자의 필요에 의해 어떤 구상으로 십자군 결성을 향해 움직인 과정들은 한편의 정치 드라마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이 과정 자체만으로 영민하고 노련한 정치인들이 국내 정치와 외교를 어떻게 활용하는 지를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고, 그에 따르는 지혜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이르러 십자군 전쟁은 단순히 종교적 열광이나 궁지에 몰린 서유럽 영주들이 소아시아를 약탈·침략하려 한 전쟁이 아니라, 당대의 정치적 역학 관계로 추동된 전쟁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저자는 이런 흥미로운 서술 속에서도 그간 십자군의 기록에 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 근거 역시 명확하게 제시하며 십자군 기원에 관한 자신의 새로운 주장을 탄탄하게 풀어낸다. 다만 이 책은 십자군 전쟁의 기원과 1차 십자군에 한정되어 서술된 책이므로, 십자군 전쟁 전반에 관한 이해에는 충분하지 않다. 십자군 전쟁에 관한 개괄적인 책을 읽고서 이 책을 본다면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S 저자의 맺음글은 이 책을 쓴 개인적인 계기와 그에 따른 노력을 아주 솔직하면서도 재미나게 풀어놓았다. 동시에 아주 로맨틱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