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방령 거부하며 단식 농성하던 나이지리아 남성 사망

일본 불법체류자 수용시설에 수용된 40대 나이지리아 남성이 지난 6월 일본 정부의 추방 명령을 거부하고 단식 농성을 벌이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1일 “나가사키현 오무라 이민센터에 수용된 나이지리아 출신 40대 남성이 추방 명령을 거부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다 지난 6월 24일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6월 5일부터 단식을 시작해 음식물섭취와 치료를 모두 거부했고, 24일 의식을 잃고 병원에 후송된 뒤 숨졌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아사(굶어죽음)로 단식 기간에 체중이 13㎏ 감소했다.

 
재팬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00년 일본에 입국한 뒤 절도와 마약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고 5년 이상 징역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2015년 보석으로 교도소에서 풀려나 곧장 오무라 이민센터에 수용돼 추방 명령을 받았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사망 남성은 비자가 만료된 상태였으며 범죄 기록이 있어 가석방할 수 없었다”며 “본인이 식사와 수액치료를 거부해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변호사협회는 “이번에 사망한 나이지리아 남성을 포함해 이민 센터에서 숨진 외국인만 총 14명”이라며 불법체류자 수용 환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협회는 “사망자 중에는 난민 신청 후 장기간 대기하다 난민 인정을 거부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일본 법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198명의 외국인 수용자가 가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와이 법무상은 단식 농성이 외국인 수용자들 사이에서 가석방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일본 출입국 관리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일본 전역에서 1147명의 외국인이 추방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중 858명이 추방 명령을 거부하고 있으며, 366명은 범죄 기록이 있다. 582명은 난민 지위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국인 수용 시설에서 가석방 된 외국인 수는 2303명이며 이들도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다. 가석방 외국인 중 332명은 행방이 묘연해져 일본 경찰과 출입국 관리 당국자들이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