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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감상)

(영화)"나는 영화 '기생충'이 별로더라"라고 말하련다.

WBDJOON 2019. 6. 11. 11:22

<스포주의>

 잘 만든 영화라서 재미나게 봤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 마더보다 기생충이 더 좋은 영화일까.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대한 과도한 칭찬은 황금종려상 이펙트가 크지 않나 싶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순간 이 영화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길은 막혀버리는 한국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은 한국 사회 속에서 가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입체적으로 잘 조명한 작품이다. 가난해서 슬프고, 가난해서 짠하고, 가난해서 비열해지고, 가난해서 뻔뻔해지고, 가난해서 사악해지며 가난해서 분노하는 가난이 가진 여러 면모를 디테일하게 오밀조밀하게 엮어냈다. 좌파, 우파가 말하는 가난, 부자들이 생각하는 가난, 정말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난이 아닌 가난이 가진 실체적 면모, 즉 가난은 꽤나 역한 면모를 갖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 작품이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 본인의 말 처럼 이 작품은 기존 영화, 드라마에서 나오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클리셰한 구도를 깨트리는데는 분명 성공했다고 본다. 그래서 한편으론 보는 사람에 따라 굉장히 보수적으로 읽힐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봉테일이라고 하기엔 영화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보였다. 쫓겨난 가정부가 느닷없이 집을 찾아왔을 때 결국 문을 열어주는 것도 잘 이해가 안됐고, 과외 한 번 해본 적 없는 4수생 청년이 느닷없이 일타 강사 행세를 하는 모습도 그랬다. 그로테스크한 설정을 영화 속 리얼한 설정과 매끄럽게 연결할 장치을 찾지 못해 결국 개연성이 무너진 부분들이 듬성듬성 보였고, 그 때마다 봉테일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의 대사로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관객에게 직접 전달하려는 시도도 봉준호 답지 않아 거슬렸다.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송강호의 대사, 내가 이 정도로 돈 많으면 내가 더 착하다는 장혜진의 대사 등등이 그랬다. 살인사건의 내러티브만으로 그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 '명징'하게 보여줬던 살인의 추억과는 너무나 대조됐다.


 이 영화에게 가장 득을 본 배우는 최우식일 것이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그 역할에 완전히 빙의할 수 있는 연기 실력과 타고난 배우 얼굴을 가졌다는 점이 이 작품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영화계 남배우는 류준열과 최우식이 투톱을 먹게 되지 않을까..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반면 송강호의 연기는 너무 송강호스러워서 실망스러웠다. 이제 송강호가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서의 밑천이 다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선균은 감독이 원한 부자의 상에 가장 걸맞는 인상을 풍기며 자신의 연기 퀄리티를 보여줬지만, 클라이막스 장면에서의 연기는 많이 아쉬웠다.

 아무튼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황금 종려상을 받지도 않았고, 봉준호 감독이 만들지도 않은 작품이라고 가정해봤다. 그래도 지금과 같은 우호적인 평가들을 받을 수 있을까. 그저 내 영화적 안목이 미천한 탓이라고 생각하며 그 간극을 메우는 수 밖에.

아, 제목으로 오해할까 첨언. 영화 기생충이 명작인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