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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이' 트럼프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본문

Column(시론)

'돌+아이' 트럼프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WBDJOON 2018. 12. 24. 16:15


드디어 또라이 트럼프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국내 언론과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상했던 미국의 혼란이 이제야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가 독단적으로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결정하고, 이에 반발한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 의사를 표하면서 '어른들의 축'이라고 불리던 신중하고 이성적인 트럼프의 참모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 "사드를 미국에 다시 가져오라" 소리치고 "주한미군도 철수하자"던 트럼프를 말리고 설득하던 현자들이 더는 트럼프 옆에 없다. 고삐 풀린 트럼프는 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트럼프 취임 후 지난 2년간 미국 외교정치의 작동 방식은 트럼프가 그린 큰 그림을 현명한 참모들이 나서서 완급을 조절하고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도록 조정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가감 없이 하면서도 통치자의 망상도 국익에 맞도록 조정하는 미국 정치 엘리트들의 소신과 합리성에 감탄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이끄는 것은 결코 트럼프의 명철한 전략이나 트윗 글이 아니다. 트럼프의 공격성과 미국이 가진 경제적 힘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트럼프 참모들의 현명함과 냉철함이야말로 미국이 가진 최고의 무기다.


그런데 트럼프 스스로 그런 참모들을 마구 내쫓고 있다. 자기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으니 짜증 난다는 식이다. 나라를 위해 버티고 참고 인내하던 현자들이 마침내 지치고 지쳐 사라지니 트럼프는 그야말로 언론과 민주당이 상상했던 '미친놈' 그대로다. 동맹군이 버젓이 주둔하며 IS 격퇴 작전을 하고 있는데도 트럼프는 그 어떤 동맹국과도 상의하지 않고 “IS가 사라졌다”고 선언하고서 철군을 명령했다. 곧이어 주둔 미군 절반을 철수한다는 설이 돌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지금도 매달 2~3건의 폭탄 테러가 일어나 수십, 수백 명이 죽어나가는 곳이다. 아프가니스탄은 러시아가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교두보에 해당하고, 일대일로 확장을 원하는 중국이 요즘 들어 몹시 탐을 내는 곳이기도 하다. 이 와중에 트럼프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절반을 줄이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말리는 사람이 없는 트럼프의 외교적 행보에는 '비열한 장사꾼이자 부동산 갑부' 출신인 그의 본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트럼프는 전쟁과 안보를 모두 돈으로 환산한다. “동맹과 전쟁이 확실한 금전적 이득을 미국에 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그의 안보관이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초등학교 수준의 안보·동맹 관념을 갖고 있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이다. 주한미군과 사드가 지정학적으로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 중동에 왜 미군이 주둔하는지에 대한 군사적, 안보적, 외교적, 역사적 측면을 트럼프는 알고 있지 않고, 알려고 들지도 않는다. 그저 “돈이 안 되면 다 하지 마라”는 거다. 이런 트럼프의 외교는 ‘트럼프식 먼로주의(고립주의)’로 진화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미국 국내 상황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예상했던 그림으로 가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세울 장벽 예산을 안 준다고 예산안 승인을 거부해 셧다운을 일으켰다. 시리아 철군과 매티스 사임,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등 트럼프 폭주로 공포에 빠진 시장에서 주가 하락과 같은 반응이 나타나자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자꾸 금리를 올려서 그렇다"며 대통령 권한에도 없는 연준 의장 해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워싱턴 정가가 대혼란에 빠졌다는 미 언론들의 묘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런 트럼프의 폭주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FTA 파기로 이어질까? 단기간에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당장 북한과 한국이 트럼프의 주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2~3월에 고비를 맞을 비핵화 과정은 트럼프의 폭주로 인해 예측불허로 전개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최근까지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는 트럼프가 비핵화 과정 전개를 서두르길 원하는 반면 현명한 참모와 미 의원들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를 요구하며 트럼프의 조바심을 달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를 말릴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두 가지 시나리오가 벌어질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하나는 비핵화 과정이 전면 폐기되고, 한반도가 다시 급격한 전쟁 위협에 휩싸이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폼페이오와 비건 등 비핵화 실무자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북한이 내어주길 포기하지 않고, 이런 기조를 트럼프가 수용했을 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지금처럼 최소한의 핵 신고조차 거부하는 기류가 이어지고 트럼프의 인내심이 바닥나면 트럼프는 언제든 북한을 세계 최고의 악당으로 몰아세울 수 있다. 그러면 다시 북한 폭격 가능성을 언급할 것이고, 북한은 핵실험이나 ICBM 개발 재개로 응수할 것이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중재를 섰다'는 이유로 미북 양쪽으로부터 외면당하거나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왜 미국 말만 들어서 판을 깼느냐"고 문통을 책망할 것이고, 미국은 "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처럼 말하더니 그렇지 않으냐"고 문통을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중개가 잘못되면 부동산을 파는 쪽이나 사는 쪽으로부터 중개업자가 욕을 먹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어설픈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시나리오다. 북한이 핵 신고를 계속 거부하는 양상이 이어지면 인내심이 달한 트럼프가 자신의 치적 쌓기를 위해 북한 측의 입장을 대폭 수용하며 한국과의 정전협정 및 대북제재 완화로 '평화 쇼'를 펼치는 전개다. 이때 주한미군 철수나 사드 철수까지 트럼프가 북한에 내어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미북 간 합의에 디테일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겠지만, 이 시나리오에서는 트럼프가 통 큰 양보를 하면서 ‘북한 세일즈’를 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북한은 속으로 쾌재를 부를 거다. 체제를 안정시키면서도 제재 완화와 외국 투자 유치로 경제도 회복하고 ICBM을 비밀리에 개발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우리나라에선 트럼프발 비핵화 합의가 정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지를 놓고 정파 간에 격렬한 논쟁과 갈등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선 폼페이오 등 대북 라인이 매티스처럼 대거 퇴진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회의론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질타, 반대로 트럼프 발 비핵화를 보완하는 쪽으로 발전해가자는 주장까지 극과 극의 주장이 난무할 것이다.  


어떻게 굴러가든 현자가 떠나간 트럼프의 폭주는 한반도 정세를 상당히 복잡하고 시끄럽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재선에서 패배하거나 공화당으로부터 탄핵 소추를 당할 수 있는 대형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오는 2~3월에 일어날 비핵화의 중대 국면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재인 정권 후반기의 분위기를 결정지을 가능성도 더 커졌다.


참고기사: "트럼프 1인통치의 공포… 앞으로 남은 2년이 더 두렵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4/20181224001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