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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덮친 남유럽… 보르도 와인 맛이 변하고 있다 본문

배준용(기자)의 기사 아카이브/World News(국제뉴스 2018. 6 ~ 2019)

폭염 덮친 남유럽… 보르도 와인 맛이 변하고 있다

WBDJOON 2019. 8. 5. 15:51

지구온난화가 와인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매년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무더위가 남유럽을 덮치면서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내 유명 와인 생산지의 포도가 너무 일찍 익거나 수확량이 줄어드는 일이 잦아지는 추세"라며 "이 지역 와인 양조업체들이 와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2일(현지 시각) 전했다.

 

 


와인의 맛은 주 재료인 포도가 얼마나 잘 익었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포도는 익을수록 당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와인의 색과 향, '보디(body)감'을 결정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더 다양해진다. 하지만 포도가 너무 많이 익으면 와인의 신선한 느낌을 결정하는 산도(酸度)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유명 와인 양조업체들은 폴리페놀 성분이 충분히 형성되면서도 산도와 당도가 적정한 시점을 정밀하게 계산해 포도를 수확한다.


문제는 와인 주요 생산지인 남유럽 지역이 유독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와인 주산지인 보르도 지역은 지난달 최고 기온이 41.2도를 기록해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미국 와인 교육기관 이븐스태드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세기에 전 세계 포도 재배 지역의 기온은 평균 1.4도 올랐는데, 보르도와 스페인의 리오하,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지역은 기온이 평균 1.8~2도 올랐다.

일단 남유럽 와인 양조업체들은 포도 수확을 과거보다 2~4주 정도 앞당기는 단기 대책을 펼치고 있다. 평년과 같은 시기에 포도를 수확하면 포도가 너무 많이 익어 너무 달고 산도는 낮은 질 낮은 와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도를 일찍 수확하면서, 폴리페놀 성분은 평년만큼 형성되지 않아 와인의 향과 보디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예 포도 품종을 바꾸는 등 장기 대책도 등장하고 있다.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에서는 원래 재배하던 템프라니요 포도 대신 무더위와 가뭄에 더 잘 버티는 가르나차 포도로 바꿔 재배하기로 했다. 지중해 인접 지역에서는 포도밭 위에 천막이나 지붕을 씌워 일조량을 조절하는 방법을 도입하는 추세다. FT는 “더 장기적으로는 북쪽 경사면에 포도를 심거나 위도가 더 높은 지역으로 포도밭을 이전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르도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무더위에 저항성을 가진 새 포도 품종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