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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넘은 베네수엘라 사태…군부는 왜 마두로 편인가 본문

배준용(기자)의 기사 아카이브/Hidden News(숨겨놓은 국제뉴스)

3개월 넘은 베네수엘라 사태…군부는 왜 마두로 편인가

WBDJOON 2019. 4. 15. 18:06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 시각) 칠레 방문을 시작으로 4일간의 남미 순방에 나섰다. 지난 1월 11일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 의장이 경제난과 인도주의 위기를 초래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지 3개월 만이다. 폼페이오는 14일 베네수엘라 국경을 접한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타도 방문해 베네수엘라 난민들을 직접 만나 위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순방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길어지면서 남미 우방국 사이에서 퍼지는 우려와 회의감을 달래려는 목적”이라고 13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과 가까운 중남미 국가의 관리들은 “과이도 의장이 사태를 해결할 마땅한 계획이 없는 것 같다”는 우려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는 과이도 의장이 등장하자 ‘국제 사회가 제재·압력을 가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군부 쿠데타나 민중 봉기가 일어나 마두로가 쫓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예상이 빗나가자 남미 우방국들이 과이도 의장과 미국의 해법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폼페이오 장관은 12일 칠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마두로에게 재정 지원을 해준 탓에 베네수엘라 사태가 연장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의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베네수엘라에 640억달러(72조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유엔 등 외교 무대에서는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며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외신·전문가들은 “중국의 책임도 크지만, 베네수엘라 군부가 여전히 마두로를 지지하는 게 사태 장기화의 근본 원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두로 정권이 친정부 민병대와 주민 감시로 민중 봉기를 원천 차단하고 있어 군부 쿠데타 외에는 마두로를 축출할 현실적인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마두로를 지지해온 군부가 좀처럼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군부가 위험을 감수하며 쿠데타를 택할 유인이 적다”고 말한다. 베네수엘라군 고위 장성들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국영 기업의 요직을 보장받아 각종 리베이트·뇌물을 챙겨왔다. 국영석유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암시장에 내다 팔아 막대한 환차익을 보거나 마약 밀거래까지 관여한 경우도 적지 않다. 과이도 의장이 “마두로를 배신한 군인은 과거 범죄 행위에 대해 사면을 보장한다”고 말했지만, 현재로선 군부는 특혜와 이권을 사면과 맞바꿀 생각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 국무부 베네수엘라 담당특사는 “쿠바가 베네수엘라 군인의 이탈과 쿠데타를 막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현재 베네수엘라군에 파견된 쿠바 정보 요원과 군인 2만여명이 군 내부의 이탈·반란 조짐을 샅샅이 파악해 쿠데타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 기관에 따르면 이들은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의 전화를 도청해 반란 모의 자체를 가로막고, 마두로 정권에 불만을 보이는 하급 군인을 찾아내 옥에 가두거나 고문을 하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콜롬비아에 망명한 베네수엘라 군인들은 “탈영을 하면 베네수엘라에 남은 가족·친척의 신변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대규모 탈영이나 망명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