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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확진자 다녀간 교회… 780명 '기본의 기적' 본문

배준용(기자)의 기사 아카이브/코로나19 사태 (2020년 2월~)

(코로나19)확진자 다녀간 교회… 780명 '기본의 기적'

WBDJOON 2020. 5. 16. 13:05

전국적으로 집단 감염을 퍼뜨리고 있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인천의 한 20대 학원 강사에게 감염된 학생들이 교회 2곳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지만, 단 한 명의 추가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일요일인 지난 10일 인천 미추홀구의 고교생(16)이 인천 팔복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엔 신도 480여 명이 있었다. 그 학생과 같은 학원에 다니는 여고생(16)도 같은 날 인천 동구 온사랑장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 학생은 8, 9일에도 교회를 찾았다. 이 교회엔 신도 300여 명이 있었다.

그리고 사흘 뒤인 지난 13일 두 학생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는 걸 알았다. 다니는 학원의 수학 강사(25)가 지난 2일 새벽 서울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9일 확진 판정을 받기 사흘 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강의를 해 두 학생을 전염시킨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두 학생이 예배에 참석한 게 알려지자 방역 당국은 "교회에서 이미 3차 집단감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시는 지난 13일부터 예배에 참석했던 두 교회 신도 78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틀 뒤인 15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비결은 방역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 것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두 교회가 신도들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의무적으로 착용하게 했고, 지정좌석제를 시행했다"면서 "이렇게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잘 실천하면 집단감염, 2·3차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식(52) 온사랑장로교회 담임목사는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등은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수칙"이라며 "교회뿐 아니라 학원 등 여럿이 모이는 곳은 방역 수칙을 스스로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팔복교회 이현태(38) 행정목사는 "우리에게 예배는 포기할 수 없는 종교적 가치지만, 동시에 교회는 신도와 주변 이웃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인천 학원 강사와 관련된 확진자는 1명이 늘어 총 15명이 됐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10)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강사가 과외를 한 중학생과 학원에서 단 1분 접촉한 사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 팔복교회에서는 신도들이 마스크뿐 아니라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예배를 본다/팔복교회 제공



현재 교회에서 예배할 경우 방역 지침에 따라 입장 시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1m 이상 떨어져 앉기, 행사 전후로 실내 소독을 해야 한다. 팔복교회는 여기에 더해 신도들에게 일회용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호흡기 증상까지 확인했다. 예배 전후뿐 아니라 주중에도 내부를 소독했다. 온사랑장로교회는 신도들에게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게 하고, 신도들을 앞뒤로 지그재그, 옆으로는 2m 간격으로 앉혔다.

신도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은 두 교회는 온라인 예배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10일 팔복교회는 신도 100여 명, 온사랑장로교회는 신도 300여 명이 교회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봤다.

이날 전국에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는 154명으로 늘었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30대 남성이 외할머니(84)에 이어 아버지(63)까지 감염시킨 사례도 나왔다. 지난 7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가진 가족 외식 모임이 코로나 전파 장소가 된 것이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남성의 아버지는 지난 10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됐으나, 이후 격리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평구에 따르면 그는 자가 격리 앱을 설치하지 않았고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 집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지난 13일 2차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에서도 이태원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확진된 20대 남성은 지난 5일 서울 신촌의 모 감성주점을 방문했는데, 이 주점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된 외국인 세 명이 지난 3일 방문한 곳이다.

16일엔 국가 공무원 5급 공채시험(옛 행정고시)이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시행된다. 1만2000여 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험실 인원을 15명으로 제한해 좌석 간 간격을 넓히기로 했다. 응시생 중 이태원을 방문했거나 최근 출입국한 이력 등이 있으면 일반 응시생과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