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유럽연합(EU)에 경고 "몽유병 환자 EU, 이대로면 소련처럼 붕괴한다"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89) 소로스 펀드 회장이 유럽연합(EU)을 겨냥해 "이대로면 1991년 구(舊)소련처럼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로스 회장은 이날 기고 전문 사이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 공개된 'EU는 잠에서 깨어나라'는 자신의 기고문에서 "EU는 마치 몽유병환자처럼 의식 없이 잠든 채 걷고 있다"며 "현재 EU 지도부의 모습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되는 와중에도 효력 없는 명령을 계속 내리던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EU가 심각한 분열 위기에 처했는데도 정치 지도자와 시민 모두 위기의 심각성도 모르고, 제대로 된 해법도 찾지 않는다는 얘기다.
소로스가 지적한 위기의 원인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극우주의·포퓰리즘 세력이다. 소로스는 "오래된 유럽의 정당 정치 시스템이 한계를 보이면서 극단적이고 EU의 분열을 주장하는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정치의 혼란,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독일 내 극우정당의 부상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특히 반(反) EU-포퓰리즘 성향의 내각이 이끄는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2017년 더블린 협약을 강화한 것이 친EU였던 이탈리아를 반EU로 돌아서게 했다"고 지적했다. 더블린 조약은 유럽에 들어온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해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약을 강화한 탓에 이탈리아 등 난민 입국이 많은 나라에 과도한 부담을 줬고, 이것이 반EU 세력을 조장했다는 게 소로스의 주장이다.
소로소는 기고문 말미에 "지금이라도 EU를 지지하는 대다수를 잠에서 깨워 EU의 설립 가치를 지키는 데 동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럽 통합이라는 EU의 꿈은 악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2019년 2월 14일자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14/20190214001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