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용(기자)의 기사 아카이브/World News(국제뉴스 2018. 6 ~ 2019)

연례 기자회견서 기자들과 1대 1700… 자신감 넘치는 푸틴

WBDJOON 2018. 12. 22. 10: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4시간에 걸쳐 내외신 기자 1700여 명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회견에서 그는 세계 지배 야욕, 시리아 철군 문제 등 국제 현안은 물론 자신의 재혼(再婚) 문제에 대해서도 문답을 주고받았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내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IS(이슬람국가)가 격퇴됐다는 (그의) 말이 맞는다"며 "미군 철수는 옳은 결정이며, 애초에 미군의 시리아 주둔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0월 중거리핵전략조약(INF) 탈퇴 선언에 대해선 "국제적인 무기 통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미·러 간 핵무기 경쟁은) 나쁘다"고 말했다.


향후 미·러 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이슈에 대해 트럼프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가 러시아와 직접 대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러분이 그쪽(미국)에 물어보라"고 했다.


그의 세계 지배 야욕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푸틴은 "글쎄, 물론 그렇다. 하지만 세계 지배를 시도하는 본거지가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모스크바는 아니다"고 답했다. 미국을 암시한 것이다.


한 러시아 기자는 "결혼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푸틴은 "나도 점잖은 한 남자로서, 언젠가 결혼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은 2014년 30여 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류미드라 푸티나와 이혼했다.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이번 회견은 푸틴과 언론의 허심탄회한 토론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쇼'에 가까웠다. 미 ABC방송은 "크렘린궁이 기자들 질문을 미리 받았고, 기자들이 푸틴 대통령의 답변에 후속 질문을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철저히 연출된 회견이었다"고 했다.


2018년 12월 22일자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2/20181222001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