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사살작전,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 26일 오후(미 동부 시각 기준)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 대원들이 시리아 북부에 은신하던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타격하는 데 성공. 2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리들과 트럼프의 공개 브리핑 발언을 종합해 IS 수괴 알 바그다디를 겨냥한 미 특수부대의 급습 작전 경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구성했다.
1. 미 정부 정보 당국 관리 다수는 지난 수개월간 트럼프에게 지속적으로 알 바그다디 추적 경과를 보고했는데, 특히 지난 여름부터 알 바그다디 급습 작전의 속도가 붙기 시작. CIA가 알 바그다디의 아내들(IS는 일부다처제)과 한 수행원을 체포해 취조한 결과 시리아 서북쪽 알카에다가 장악한 지역에 알 바그다디가 체류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2. 이후 CIA는 시리아 북쪽에 체류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이라크 정보 당국과 협조하며 알 바그다디의 소재를 구체적으로 추적. 스파이도 인근 지역에 투입해 그의 행적을 관찰했다고.
3. 참고로 미 관리들은 쿠르드 민병대와 정보요원들이 알 바그다디와 관련된 정보를 미 정부에 지속해서 제공했고, 심지어 트럼프가 그들을 배반하고 시리아에서 미군 철군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계속해서 협조했다고 전해. 한 미 정부 관리는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족들이 어떤 정부 당국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하기도
4. CIA는 또 한 시리아 국적 엔지니어로부터 "인근 주민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알 바그다디가 샤리아 지역 인근에 있는 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수괴의 집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전언을 확보
5. 알 바그다디의 구체적인 소재가 파악되면서 델타포스는 알 바그다디 사살작전 리허설까지 벌이며 타격 작전 준비에 나서. 하지만 2가지 난제로 인해 알 바그다디 타격 작전이 실행 직전에 취소된 게 2번 이상 있었다고. 난제 중 하나는 알 바그다디가 숨은 지역이 무장단체 알 카에다가 장악한 지역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지역 영공권을 시리아,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 만약 이 지역에 헬기로 특수부대를 파견할 경우 지상에서 헬기가 타격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는 게 작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
6, 이런 일련의 첩보 과정 및 준비 과정을 수개월동안 계속해서 보고 받던 트럼프는 약 3주전 돌연 시리아 서북부에서의 미군 철수를 지시. 이에 미 국방부는 긴급하게 움직이기 시작. 시리아 서북부에 있는 미군 자원을 철수하게 되면 알 바그다디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
7. 결국 미 국방부는 스파이, 정찰기 등 미군 자원이 완전히 철수되기 전 알 바그다디 처단 작전을 개시하기로 긴급히 결정.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 작전 결행을 압박한 셈. 더불어 "알 바그다디가 은신처를 옮기려 한다"는 첩보가 접수되면서 미 국방부는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사이 트럼프에게 작전 실행에 관한 보고가 들어갔으며 트럼프는 '그린 라이트(작전 실행 승인)'를 보내.
8. 26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각 기준) 이라크 에르빌 부근 군사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할 CH47-치누크 헬기 8대가 델타포스 대원들을 태우고 출격.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약 50~70명의 델타포스 대원들이 이번 작전에 동원됐다고.
9. 헬리콥터는 시리아 국경을 넘어 저공으로, 고속으로 샤리아 지역을 향해 비행. 적들의 탐지를 피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지상에서 박격포 공격을 받기 쉬운 매우 위험한 비행이었다고. 이렇게 70분의 비행 끝에 알 바그다디의 은신처가 있는 시리아 북부 샤리아 지역에 도착.
10. 알 바그다디 은신처에 도착한 헬기는 곧장 은신처를 향해 공습을 개시. 델타포스 대원들과 군견들이 안전하게 착륙할 지점을 확보하고 IS 전투원들의 반격을 막기 위한 엄호용 공습을 가한 것. 인근 주민들은 "야밤에 갑자기 헬기들이 나타나 공습을 가해 폭발음이 들렸다"고
11. 헬기 공습의 엄호 속에 지상에 내려온 델타포스 대원들은 은신처 정문으로 진입하지 않고 은신처 건물 벽을 뚫어 은신처 내로 진입해. 은신처 정문 쪽에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다는 걸 미리 파악했기 때문. 건물에 진입하자마자 델타 포스 대원들과 IS 전투 요원 간의 교전이 벌어졌고, IS 전투요원 5명 이상이 현장에서 사살돼.
12. 전투요원을 제압한 델타포스 대원들이 다시 벽 하나를 폭발물로 제거. 그러자 아이들 11명이 뛰쳐나왔고 델타포스 대원들은 이 아이들을 구출해 샤리아 지역 인근 마을 한 여성에게 아이들을 맡겨.
13. 이 때 알 바그다디는 자살폭탄조끼를 입고 아이 3명을 총알받이로 삼아 은신처 밑 지하땅굴로 도피. 하지만 미군은 이 땅굴이 다른 도피처로 연결되지 않는 막다른 길이라는 걸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
14. 알 바그다디가 자살폭탄조끼를 입고 있다는 걸 파악한 델타포스는 대원들 대신 군견을 지하동굴에 투입해 알 바그다디를 추적. 군견의 추적에 알 바그다디는 흐느껴 울며 도망치다 결국 자살폭탄조끼를 터트려 자폭. 같이 있던 아이 3명도 즉사해.
15. 델타포스 대원들은 폭발 현장에서 알 바그다디의 사체 일부를 확보해 15년 전 확보한 알 바그다디의 DNA 샘플과 대조, 알 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 오후 7시 15분 백악관 상황실로 "알 바그다디가 죽었다"는 보고가 접수돼.
16. 군 당국은 델타포스 대원들에게 "현장에서 IS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은신처를 파괴해 IS 조직이 다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 이에 약 2시간 동안 델타 포스 대원들이 알 바그다디가 남긴 IS 관련 정보들을 습득하고 은신처를 완전히 파괴하는 작업을 벌여.
17. 현장 정리 작업 후 델타 포스 대원들은 헬기를 타고 다시 같은 경로를 거쳐 이라크 에르빈 인근 군사 기지로 무사히 복귀. 이번 작전으로 특수 대원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사망자는 없어. 이날 오후 9시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아주 큰 일이 벌어졌다"는 글을 올려.
18. 트럼프, 27일 오전 9시 백악관에서 열린 중대 발표에서 "알 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 트럼프는 "작전 과정을 생생히 지켜봤다"며 "알 바그다디는 개처럼, 겁쟁이처럼 울부짖다가 죽었다"고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