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립기념일에 탱크도 가져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행사를 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당일 워싱턴DC 상공에서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과 미 해군 곡예비행팀 '블루 에인절스'의 저공비행을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 최신예 전투기 F-35와 대통령 호송 전담 헬기부대도 가세할 전망이다.
탱크 동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행사 당일 자신이 연설할 링컨 기념관 앞 주변에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장갑차를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에서는 1961년 존 F.케네디 대통령 취임식과 1991년 걸프전 승전 기념식 때 군사 행진이 열린 적 있다. WP는 "워싱턴DC 산하 공무원들과 정부 관리들이 '탱크가 시내에 진입하면 도로와 여러 인프라가 훼손될 수 있다'며 트럼프를 만류하고 있지만, 엔지니어들이 이미 링컨 기념관 주변에 탱크가 들어와도 괜찮은지 조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해인 2017년 프랑스 혁명기념일(7월 14일) 때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군사 행진을 보고서 "우리도 워싱턴에서 저런 걸 하자"고 했다. 지난해 독립기념일 때 약 9200만달러(약 1074억원)를 들여 퍼레이드를 하려 했으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의 만류와 반대 여론에 막혀 포기했다.
이번에도 반발이 거세다. 워싱턴DC 의회는 '시내에 탱크가 진입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고, 미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개인의 허영을 채우기 위해 세금이 낭비되는 꼴을 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WP는 비행에 들어가는 돈만 계산해도 수천만달러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트럼프는 행사 준비 상황을 데이비드 베른하르트 내무장관으로부터 직접 보고받고, 불꽃놀이의 전개 방식까지 세세하게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WP는 "이번 독립기념일엔 별도로 고용된 행사 연출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출가"라고 보도했다.